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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주돌보기 노하우4

할머니가 구한 손주(노하우 4: 응급대처요령 알아놔라 ) (손주돌보기노하우(4): 응급상황대처요령 알아놔라) ‘컥컥’ 저녁 식탁의 두 살 손녀가 목이 막혔다. 숨을 쉬지 못해 손을 허우적거리며 온몸을 쿨렁인다. 바로 옆자리에 앉은 나다, 머릿속이 하얗게 변한다. 침착해야지를 다짐한다. 다짐과달리 숨이 막혀 머리를 흔들어대는 두 살배기 아이 모습에 온 몸이 굳는다. 안방에서 일을 하던 아이 엄마가 ‘컥컥’ 소리에 뛰쳐나온다. 아니, 그보다 먼저 식탁건너편에 있던 집사람이 날아왔다. 이내 아이를 뒤집더니 사정없이 등을 쳐댄다. ‘컥’ 소리와 함께 아이가 걸린 음식을 뱉어낸다. 그리곤 자지러지게 울어댄다. 등줄기를 흐르는 서늘한 기운이 그제야 느껴진다. 집사람은 여러 재주가 있다. 그중에서도 아이응급 처치술은 나를 놀라게 한다. 그렇다고 무슨 교육을 받은 것도 아니.. 2021. 6. 12.
‘할비는 이제 가도 돼, 아빠가 왔쟎아‘ (3. 손주배신에 대비하기) 손주 돌보기 노하우(3): 손주배신에 대비하라 ‘할비는 이제 가도 돼, 아빠가 왔쟎아‘ 4살 손자 준현의 말이다. 제대로 배신 때리는 소리다. 오후 내내 같이 놀아주느라 기진맥진할 때 나온 소리라 그 충격이 더하다. ‘그래, 손자 놈에게 할아버지란 존재는 제 엄마 아빠 없을 때 대신 놀아주는 대타지. 나만 모르고 있던거네’. 아니 알고 있었는데 막상 귀로 확인하고 나니 더 맥이 빠지는 거다. 손자 재롱을 보는 맛은 꿀이다. 수백 번 먹어도 질리지 않는 꿀이지만 그 꿀이 떨어지면 어떨까. 다 큰 아들딸들이 떠가난 빈 둥지를 망연자실 쳐다보는 부모보다 더 할까 덜 할까. 꿀의 맛으로 비교해보자. 아들딸은 꿀맛이 혀에 아리다. 직접 부딪히고 속 썩이고 마음 졸였으니 온몸에 멍으로 기억들이 남는다. 반면 손주들.. 2021. 6. 8.
할머니의 인내심이 아이 자존감을 높인다(2. 경찰관 기다리기) (손주돌보기 노하우 (2): 할머니의 인내, 관대함은 아이들의 자존감을 높인다 손주를 데리러 간 집사람이 올 때가 지났다. 오늘은 어린이 집에서 손주를 데리고 근처 도서관을 들렸다 온다 했다. 책을 반납하고 오는 길에 이곳저곳 둘러본다 해도 올 시간이 한참을 넘어섰다. 전화를 집어들 때에 그제야 손주를 앞세우고 들어온다. 얼굴이 소금에 절여놓은 배추다. “왜, 무슨 일 있었어?” 고개를 절레절레 흔든다. 무언가에 단단히 진을 뺀 모양이다. 집사람이 저런 얼굴 일때는 조심해야 한다. 가능하면 대꾸 하지 말고 빨리 상황을 파악해야 한다. 파악해도 말할 때까지 기다리는 게 상책이다. 괜히 불난 집에 부채질만 하는 경우가 다반사다. 하지만 내 물음에 세상에 별일 다 있다는 투로 유쾌히 이야기한다. “아, 글쎄 .. 2021. 6. 7.
개미집을 찾아서 역할놀이하면 언어능력 늘어난다(1. 쌍방대화하기) 손주놀아주기노하우 (1):아파트 개미집 역할놀이 오후 3시 반이다. 오늘 부여받은 임무는 3살 손자 주현을 2시간 반 돌보는 일이다. 3살 손자와 놀아주기란 말처럼 쉽지 않다. 무엇보다 녀석이 금방 지루해 한다. 매일 새로운 음식을 만들어내야 하는 주부보다 더 고역이다. 음식은 준비해서 먹고 난 후에야 반응이 오지만 3살 녀석은 즉각 반응이 온다. ‘할비(할아버지 준말), 심심해’ 이 돌직구 한방이면 끝이다. ‘뭐, 아이가 다치지 않게만 하면 되지 꼭 무슨 활동을 해야 하는 거냐’고 물을지 모른다. 하지만 3살 아이는 먹거나 자기만 하는 젖먹이가 아니다. 그렇다고 혼자 책을 볼 수 있는 그런 ‘편한’ 고학년도 아니다. 할 일이 없어서 방바닥에 이리저리 구르고 있는 놈을 보면 뭔가 큰 잘못을 저지르고 있는.. 2021. 5. 28.